서브비주얼 이미지

사부작 정담

2022년 11월호

정담

[인터뷰] (사)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대표 / 행복한책방 신혜진 점장

[인터뷰] (사)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대표 / 행복한책방 신혜진 점장

 

“일단 한번 와 보시라니깐요!”

“기분전환하기 딱이죠!” 

동네책방을 알리는 이보다 더 좋은 광고는 없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을, (사)행복한아침독서를 비대면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담 취재로는 처음 시도해 보는 비대면 인터뷰였죠. 지인의 코로나 감염 때문에 진행된 예방 차원의 비대면 인터뷰는 다행히 서면 인터뷰뿐만 아니라 화상 인터뷰도 함께 진행할 수 있어서 두 배로 감사하기도 했고 특별했던 시간이었어요. 이번 정담의 주인공은 두 분이랍니다. 한상수 대표님과 함께 동네책방을 지키는 신혜진 점장님을 화상으로 모셔, 즐겁고 또 진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한상수 대표
신혜진 점장

 

엄마가 없을 때 애들이 엄마를 기다리는 곳, 친구를 만나는 곳이 동네책방이죠.

김호석 평생학습센터팀장(이하 김) : 두 분 모두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상수 대표님은 ‘행복한책방’ 아저씨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본인 소개 먼저 해 주세요.

 

한상수 (사)행복한아침독서 대표(이하 한) : 전 대학 졸업 후 출판계에서 일하다가 30대 중반에 백석동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시작하면서 독서운동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40대부터 독서운동가 겸 사회적기업가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책과 도서관 전문 사회적기업인 ‘(사)행복한아침독서’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 행복한책방은 단순한 동네 책방이 아니던데요. 행복한책방 소개에 앞서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에 대한 소개와 주요 활동을 먼저 들려주시겠어요?

 

:㈔행복한아침독서는 책으로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사람과 책을 이어 주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독서운동 및 도서관 전문 사회적기업입니다. 독서운동단체로 시작해 사회적기업이 된 사례인데, 쉽게 말해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독서운동단체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행복한아침독서의 첫 번째 사업에는 출판활동이 있습니다. <월간아침독서> <월간그림책> <동네책방동네도서관> 등 매월 3가지 독서신문을 발행하고 독서운동 관련 단행본을 출간하고 있지요. 이렇게 만든 신문들을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공공도서관 등에 무료로 보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독서 취약계층에 책과 독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행복한책방이라는 이름으로 동네책방 두 곳을 운영하고, 작년부터 고양시립일산도서관을 위탁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익사업으로 책과 도서관 용품을 납품하는 도서관 관련 사업이 있습니다.

 

: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의 활동이 다양한데요. 그중 하나로 동네책방이 운영되는 거였군요.

 

: 맞아요. 행복한책방은 행복한아침독서가 직영하는 동네책방입니다. 일산점은 2017년, 파주점은 201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마을사랑방을 꿈꾸는 행복한책방은 보편적인 동네책방을 지향하죠. 책을 사랑하는 동네 사람들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책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동네책방 말이죠. 한마디로 책을 중심으로 모이는 마을 사랑방입니다. 사실 행복한책방은 지속가능한 동네책방의 모델을 만들고 싶은 목표로 시작한 책방입니다. 독서생태계에서 동네책방이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 독서생태계가 균형 있게 잘 발전하려면 동네책방이 활성화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동네책방이 없는 마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에 반해서 동네책방을 하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분들이 선뜻 시작을 못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입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행복한아침독서가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는 동네책방 모델을 만들어 그분들에게 책방을 시작할 용기를 주자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 행복한책방의 파수꾼인 신혜진 점장님! 행복한책방의 주요 고객은 누구일까요?

 

신혜진 행복한책방 점장(이하 신) : 유아~초등학생 엄마들이 70프로 정도이고, 나머지 30프로는 청년, 중장년, 아이들입니다.

 

: 학부모들이 대부분이군요. 그렇다면, 행복한책방에서 주로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 외부강사 초청 강연이 월1~2회 있구요, 그 강연에 참여하기 위해 미리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기도 해요. 유료 원데이클래스

도 열어서 카네이션 리스와 마른 꽃 커튼을 만들기도 합니다.  책읽는 동아리 모임이 2개 있는데 월1~2회 모임이 있어요. 초등학생 독서교실도 학년별로 있었는데 코로나 시작되고 해체되어서 아쉽죠. 여기까지는 공식적인 행사이고요, 일상적으로는 그야말로 사랑방처럼 오가다 들러서 먹거리도 나누고 모여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였죠. 엄마가 집에 없거나 하면 아이들이 책방에서 놀면서 기다리거나 학원과 학원 사이 막간에 책방 와서 놀다가기도 하고요. 

 

: 코로나로 지난 2년간 못 열었지만 연말 송년 마을잔치도 했답니다.


행복한 책방
행복한 책방

 

완전도서정가제 실시로 동네책방을 살리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죠. 슬픈 현실이죠. 

: 정말 마을사랑방이네요. 행복한책방에서 일어나는 가장 재밌는 일을 꼽아 보신다면요?

 

: 아이도 어른도 꾸준히 책을 통해 변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책방 운영자로서 보람을 느끼죠. 물론, 책이 많이 팔리는 것도 가장 재밌고 좋은 일이죠.

 

: 회원들이 강연을 듣고 연관된 모임을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보면 보람되고 신나죠. 책방에 오는 청년 2명과 인문학 독서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갓 20대가 된 청년들이었는데 지적 호기심과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도 반짝반짝했어요. 이 친구들이 모임을 두어 번 하고 나더니 주변 친구들을 더 데려왔어요. 몇 번 오다 말겠지 했는데 이 친구들이 꼬박꼬박 2년을 모임에 참여하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복학하고 복수전공으로 사회학을 선택했다고 해요. 밝고 씩씩해져서 이런저런 의견들을 내고 더 배우려고 하는 모습에 참 뿌듯했어요.

 

: 동네책방은 물론 도서 분야의 관심과 소비가 축소되어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떤 식으로 교육이나 활동을 기획하고 지원하고 있는지요?

 

: 행사는 자체 예산을 들여서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동네책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는 편이라서 우리 책방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응모하고 선정이 되면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 맞아요. 여건이 되면 더 많은 일을 해 보고 싶지만 외부 활동비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 대부분이에요. 시급한 것은 동네책방이 일단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북적이는 공간으로 회복되는 거죠. 그런데 동네책방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참 적어요. 어떤 주민은 그곳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처음으로 책방에 오신 분도 계셔요. 책방이 있는 줄 모르시기도 하죠. 눈에 덜 띄는 곳이라든가 홍보 부족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활자 책에 관심이 줄어든 현상도 한몫하죠. 게다가 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정가로 파는 책방보다는 할인에 당일배송까지 되는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시죠. 동네책방은 결국 독자들의 의지가 있어야 찾게 되는 곳이에요. 그것을 책방의 개별 홍보나 역량에만 기대기에는 너무 힘이 들고요,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 동네책방에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봐요. 슬픈 현실이죠.

 

: 동네책방을 이용한 경험이 없는 마을 주민들이 많아요. 살면서 동네책방을 잘 이용하면 얼마나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는지를 경험한 적이 없어서 책방이 낯설 수 있죠. 이 문턱을 어떻게 낮출지가 저희의 고민입니다. 서민들에게 책값 10%가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보니 결국 가격 경쟁력 앞에서 동네책방이 주는 많이 혜택은 힘을 잃게 되는 겁니다.

 

: 책방 운영이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 행복한책방이 5년 운영 끝에 올해 8월 공간을 축소 이전했어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초등저학년까지는 독서교실도 하고 책방에 자주 와서 책을 읽는데 고학년으로 진학하면 책방에 안 와요. 못 오는 거죠, 학원 도느라... 가장 안타까워요. 책방으로 메일도 보내고 가끔 책방에도 오시던 어떤 아기 엄마는 1년 좀 넘어서는 사람이 정말 달라진 모습으로 책방 단골이 되셨죠. 여기서 나눈 이야기가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요. 그럴 때는 또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죠. 

 

: 책뿐만 아니라 마음도 나누는 곳이군요. 


형식과 제약을 벗어난 공간, 정서적 안정과 취미, 성향에 집중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 되어 드릴게요.

: 이곳 책방에 대한 꿈과 비전이 있다면요?

 

: 행복한책방이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제3의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집과 직장 외에 제3의 공간을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사회학 이론이 있더라구요. 동네책방이 가장 부합되는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마을에 있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많은 분이 그 행운을 잡으시길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공간에서 만나는 분들이 도시에서 공동체성을 경험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도 함께 관심과 힘을 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개인의 활동이나 기업의 결과로서 사회적 자산 형성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책방이 생기기 전의 삶으로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주민도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책방에서 삶의 한 조각을 채워나가는 것도 보았고요. 책방 매출은 미흡하지만 동네책방이 가진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돈으로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화로 즉각적인 재생산이 되는 자본이나 자산으로 보지 않겠지만 제겐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보죠. 책방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한책방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 음... 그럼 대표님의 꿈은 뭘까요?

 

: 요즘 가장 관심이 있는 일은 시니어 커뮤니티입니다. 저도 이제 곧 6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행복한 시니어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동년배들과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보낼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이런저런 모색을 하는 중입니다. 

 

: 대표님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요?

 

:제 삶을 행복하게 해 준 가장 좋은 친구죠. 늘 책을 가까이 했기에 새로운 생각도 하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제 삶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저는 결코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학습사회가 별건가요? 쉬러 오세요. 책 안 사도 되고요. 문턱이 없어요. 여긴 동네책방이거든요. 

: 이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학습과 성장이 바로 평생학습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대표님에게 평생학습이란?

 

: 지금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적극적으로 늘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생학습이란 측면에서 볼 때 책이 있는 공간인 도서관과 동네책방은 가장 좋은 평생학습의 장이지요. 저도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평생학습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모색 중인 시니어 커뮤니티도 평생학습의 공간이 되도록 할 거고요.

 

: 공간에 대한 의미를 언급해 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두 분께서 시민들에게 한 말씀씩 해 주신다면요?

 

: 동네책방은 독특한 곳이에요. 동네책방을 이용하고 사랑방으로 즐기신다면 삶이 달라질 겁니다. 그 동네에 동네책방이 있다는 것은 혜택입니다. 혜택을 실컷 누리기 바랍니다. 전생에 좋은 덕을 쌓아 우리 동네에 동네책방이 생겼다 말씀하시는 분도 있어요. 직접 그 즐거운 맛을 보시기 바랍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행복을 주는 아름다운 공간이에요. 많이 오세요.

 

: 책방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오시면 좋겠어요. 쉽게 오세요. 책 안 사도 되고요. 책이 있는 공간에서 잠시 머물다 가시더라고 기분 전환이 됩니다. 문턱이 없어요. 책으로 위안을 받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가 될 수 있어요. 쉬러 오세요. 


“일단 한번 와 보시라니깐요!”라는 대사가 떠 올랐습니다. 수백 마디 말보다 한번 경험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죠.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한번 오면 계속 오고 싶어지는 곳이라고 열렬히 강조하는 두 분의 어조에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동네책방이 자연스럽게 눈앞에서 사라지고 동네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눈감고 동네를 그려 봐도 역시 우리 동네 서점도 사라져 버렸네요. 옛날 동네책방 앞에 붙어있던 신간 도서와 잡지 포스터가 그리워지는 인터뷰였습니다. 

 

아이들이 책방으로 스스럼없이 들어가 앉아서 책도 보고 친구도 만나게 되는 일상이 다시 회복되기를 꿈꿔 봅니다. 


 

  

(글) 임은정 l 사부작 사부작 웹진 기자

 
 

※ 만나고 싶은 고양시 평생학습 동아리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의견내기”를 통하여 알려주세요!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배경 이미지
문서 아이콘

고양시 평생학습 최신 기사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