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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 정담

2022년 12월호

정담

백마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추억과 이야기, 사람을 잇는 우리는 백마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입니다!

[인터뷰]백마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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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김진선, 이미경, 이운주, 이현실, 장은실 


애니골 초입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숲속의 집과 같은 백마 화사랑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공간입니다. 2020년 그곳에 쌓인 추억과 청춘의 이야기를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시작한 백마 화사랑은 다양한 문화 행사와 공연으로 고양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단순히 지난 시절을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과 이야기를 새로운 의미로 되살려 다음 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의 공간이지요. 

이곳엔 다섯 명의 행복학습정원사가 있습니다. 화사랑을 찾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간에 어떤 의미를 담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자 화사랑을 사람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사람들입니다. 김호석 평생학습센터 팀장이 백마 화사랑의 행복학습정원사(이운주, 장은실, 이현실, 김진선, 이미경)를 인터뷰했습니다.


김호석 평생학습센터 팀장 (이하 김호석) : 백마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운주 행복학습정원사(이하 이운주) :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롭게 살던 몇 년이 지나고, 아내가 제게 나태하게 살지 말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하며 이 일을 추천했어요(웃음). 화사랑은 막 신도시로 형성된 시기의 일산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독특하고 추억이 어린 공간이죠.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무리 시스템이나 환경이 좋아도 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어요. 이런 독특한 공간에서 문화 예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장은실 행복학습정원사(이하 장은실) : 화사랑에서 행복학습정원사를 모집할 무렵 문화 예술 경영 분야를 공부 중이었어요. 저는 사실 화사랑 세대는 아니라(웃음) 이 공간의 의미를 잘 몰랐는데, 2년 동안 화사랑에서 근무하며 이곳을 찾는 분들께 화사랑이 어떤 공간인지 많이 들었습니다. 술 먹고 놀던 이야기, 기차가 끊어진 이야기부터 정말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가 숨은 공간이더라고요. 이런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우리가 다음 세대에 전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현실 행복학습정원사(이하 이현실) : 고양시 평생학습카페를 관리하는 행복학습정원사 1기로 활동하며 행복학습정원사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어요. 내가 어떤 역할로 백마 화사랑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되더라고요. 처음엔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손님들에게 풀어내는 해설사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더해 사람과 사람을 엮어내는 역할이 바로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의 역할이더라고요. 그렇게 다 함께 부딪히며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보람이 있었죠.


김진선 행복학습정원사(이하 김진선) : 저도 평생학습카페 행복학습정원사로 활동하며 고양특례시에 평생학습의 씨앗을 뿌렸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로 활동하며 과거 학습자를 만나며 느꼈던 행복과 성장의 기쁨을 다시 느꼈어요. 10대 때 화사랑에 왔던 즐거운 추억도 있고요. 소중한 공간을 다양한 멋과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보람이 있습니다.


이미경 행복학습정원사(이하 이미경) : 중장년이 되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고양특례시에서 낸 모집 공고를 보고 나의 적성과 꿈을 잘 펼쳐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화사랑이라는 공간에서 묶고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찾았어요. 나에게 화사랑은 스물두 살에 자주 왔었던, 그야말로 청춘의 공간이기도 해요.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어요.

 

백마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김진선, 이미경, 이현실, 장은실, 이운주(왼쪽부터)

 

백마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김진선
백마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이운주

 

백마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이현실
백마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장은실

  

결국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건 그곳에 있는 사람들!

화사랑에 얽힌 많은 사람의 추억들 다음 세대에 알리고파


김호석 :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가 되고자 했던 이유를 들어보니 다들 화사랑에 대한 기대와 추억이 있었던 것 같아요. 2년 동안 활동한 후 더 좋았던 점도 있을 것이고, 기대보다 아쉬웠던 점도 있을 것인데 제일 변화한 자기 모습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이운주 : 처음 화사랑에서 행복학습정원사를 시작하며 직장생활의 마케팅 경험을 살릴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그런데도 평상시 내 생활 반경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만나며 내 모습을 반추하는 기회가 생겼어요.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었다고 할까요?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는 시간도 되었고요.


김호석 : 나태주 시인이 샤르트르의 ‘사람은 타인의 눈에서 지옥을 본다’는 말을 ‘그 사람의 인생은 다른 사람이 색칠한다’로 재해석했습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함께하는 누군가에 의해 변한다는 말이겠죠. 이운주 행복학습정원사님의 말씀이 화사랑에서 가까이 한 사람, 새롭게 만난 사람을 통해 나의 색깔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말로 들려 신선합니다.


장은실 : 저는 화사랑이 사람을 그려내는 사랑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출근을 하며 화사랑에서 정말 많은 일들을 도모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때 고려할 부분이 매우 많다는 것과 현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민원이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웃음) 현장을 경험하며 이론도 알고 싶어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따며 관련 분야를 열심히 공부한 것도 의미가 있었어요.


이현실 : 저는 화사랑의 고즈넉한 밤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원래 밤이 무서웠는데 화사랑을 마감하는 저녁 시간대의 그 외로운 시간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혼자 오셔서 여유를 찾고 가시는 분들. 그냥 화사랑의 분위기를 즐기시는 분들과 함께 동화되는 느낌도 들고요. 화사랑은 낮도 좋지만, 저녁은 둥지 같은 분위기가 있다는 걸 많은 분이 아시면 좋겠어요. 초기에는 함께 맨땅에 헤딩하듯 시스템을 만들었던 시간이었고, 모자란 부분을 시에서 잘 보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주무관이 자주 바뀌는 점은 아쉬워요. 앞으로 이 공간에서 더욱 많은 고양시민이 서로를 만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어요.


김진선 : 화사랑에는 보통 40대에서 60대 연령대 분들이 많이 오세요. 그분들이 들어오시는 순간 저는 일면식도 없는 그분들이 뭘 원해서 화사랑에 오셨는지 딱 알 수 있어요. (웃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어떤 음악을 틀어드리면 좋을까 딱 느낌이 오는 순간이죠.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분들, 공간에 위로받고 싶은 분들. 저도 그런 분들과 어울리며 화사랑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우아하고 다정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예전 화사랑의 사장님이 그렇게 다정하고 배려가 많은 분이었다는 얘길 들었어요.


김호석 : 화사랑이라는 품격에 맞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사람의 마음을 보는 눈이 생겼다는 말씀인 것 같아요.


이미경 : 예전엔 그냥 고양 시민이었다면 지금은 고양시를 사랑하는 시민이 된 것 같아요. 이곳을 찾는 분들 모두 화사랑이라는 공간에 대한 느낌이 다르잖아요. 그 다양한 느낌을 나누면서 어떤 분들은 청춘을 다시 사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세요. 저도 이 공간에 얽힌 청춘의 추억을 소환하죠.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는 그 자체로 화사랑의 추억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뭘 원하는지 딱 아는 능력 생겨

화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 모두가 화사랑 그 자체


김호석 : 백마 화사랑은 고양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운주 : 백마 화사랑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이미경 정원사께서 말씀하셨듯 40대에서 60대가 많아요. 옛 추억을 되새기면서 오시는 분들이죠. 요즘 청춘들과도 함께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었는데, 지난번에 시 낭송을 하는 선생님을 응원하러 고등학생들이 스무 명가량 왔는데 정말 분위기가 확 바뀌는 느낌이었어요. 사람에 따라 공간이 바뀌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장은실 : 돌아가신 아버님을 추억하면서 흔적을 찾다가 우연히 백마 화사랑 홈페이지에 방문하신 분이 계셨어요.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화사랑에 왔던 추억을 되새기며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있는데 방명록을 발견하신 거죠. 같이 쓰신 방명록에 어린이와 어른 글씨가 함께 있더라고요. 폰으로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셨어요. 서유빈 님! 꼭 여기 다시 방문해 주시면 좋겠어요. 가족 단위로 오시면 저는 꼭 방명록 쓰기를 권유해 드려요. 좋은 추억이 되실 거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잘 써주세요. 사소한 이야기라도 역사와 추억이 된다는 걸 느껴요.


이현실 : 저는 어떤 중년 남성분들께서 조용히 오시더니, 기타 연주를 해도 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속으로 연주가 어떨지 조금 걱정하면서 조용한 노래로 부탁드렸는데 정말 너무 훌륭하신 거예요. 파주 문산에 동창 모임을 가시다가 우연히 화사랑이 있다는 걸 알고 들르셨대요. ‘오픈 마이크’ 행사에도 나와 주셨는데 감동이었어요. ‘오픈 마이크’에 무명 예술인이나 동아리 분들이 많이 나와 주셨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오픈 마이크’가 계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진선 : 저는 아까 손님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무엇을 원하시는지 다 보인다고 말씀드렸잖아요(웃음). 언젠가 여자 분이 혼자 오셔서 창밖을 바라보시기에 제가 신해철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들려드렸어요. 왠지 그 노래가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분께서 노래를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며 우시는 거예요. 딸 학교에 찾아가시는 길에 잠깐 들르셨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시던 게 기억에 남아요.

또 ‘오픈 마이크’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된 30대 가수도 인상적이었어요. 노래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대가 없어서 힘들었다는 얘기를 하는데, 가시려던 손님이 다시 자리에 앉으셨어요. 그리고 노래를 다 들으시더니 최고의 뮤지션이 될 것 같다며 오만 원을 주시고 미리 사인을 받아도 되냐고 물으셨어요. 가수 분이 공연을 끝내고 돌아가시면서 화사랑이라는 곳이 정말 따뜻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미경 : 제 담당 시간에는 7080 노래나 올드팝을 틀어 달라는 손님들이 많아요. 제가 그런 노래를 좋아하고 잘 들려드리다 보니 제시간에 맞춰서 오시는 손님들이 있으세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친구처럼 꼭 만나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은 손님은 어떤 부부예요. 옛날에 이곳에서 연애하셨던 추억을 이야기하시기에 사진도 찍어 드리고 사랑한다는 말씀도 나눌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드렸답니다. 그런데 아내 분이 우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아내 분이 아프셔서 암병원에 가셨다 들렀다고 하시더라고요. 옛날 추억의 장소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고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하시는데, 저도 울컥했어요.


돌아가신 아버지의 방명록 추억에 기뻐하는 딸

아픈 아내에게 사랑 고백하는 남편 보며 감동 


김호석 :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가 있는 시간만 찾아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겠어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추억과 추억을 잇는 그릇 같은 역할이 바로 행복학습정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홈페이지에 기록하고 소개하고 기억을 되살리고 연결하는 역할 모두가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 그 자체인 것 같아요. 다섯 분 모두 그 역할을 잘 해내고 계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백마 화사랑에서 행복학습정원사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주신다면?


이미경 : 시간 여행자죠.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른 시간을 여행하거든요. 


김진선 : 공간을 다채로운 색으로 칠하는 우아한 화가요. 


이현실 : 행복학습정원사는 화사랑 지킴이죠. 화사랑의 추억과 시간과 사람 모두를 지키고 있어요. 


장은실 : 화사랑 행복학습정원사는 추억과 현재를 잇는 매개자예요. 사람과 사람, 과거와 미래, 이야기와 이야기를 잇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운주 : 말 그대로 정원사예요. 화사랑 속 문화와 예술을 가꾸는 정원사죠. 수식어가 없어도 오롯한 정원사라는 단어가 제일 어울립니다. 


김호석 : 공간 사업 성패의 기준이 그곳에 가면 누군가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인식하는 거라고 해요. 화사랑 하면 누구나 행복학습정원사를 떠올리죠. 그런 의미에서 화사랑은 성공한 공간입니다. 


백마 화사랑의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그릇이 된 행복학습정원사들의 이야기가 따스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람이 공간을 사랑으로 채우고, 그 공간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푸른 청춘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곳, 백마 화사랑에서 아름다운 행복학습정원사들을 오래오래 보고 싶습니다!


 

   

(글) 임수정 l 사부작 사부작 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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