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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 마실

2022년 06월호

마실

"나도 책 낸다!" : 생애 한 획을 긋는 멋진 작업, ‘독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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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한 획을 긋는 멋진 작업, ‘독립출판’

                                         

근래 많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또는 잘 알고 있는 무엇인가를 말해 주고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여러 방법을 모색해 보지요. 예전에는 그냥 자신의 노트에 적어 두는 것으로 만족했을 겁니다. 조금 더 용기를 낸 이들은 출판사 문을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웬만해서는 출판사가 그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그런데 SNS가 자신을 드러내는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상황이 좀 바뀌었습니다. 남녀노소 쉽게 온라인에 자신의 글이나 생각, 일상을 공유하면서 예전의 아쉬움이 많이 해소된 것입니다. 그러나 온라인에 올린 글들은 파편화되거나 한눈에 볼 수 있는 집성된 형태가 아니에요. 결국 책 형태를 지닌 ‘글 모음’에 대한 목마름을 갈구하게 되었지요. SNS가 주류인 시대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책은 익숙하고 친숙한 존재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역시 출판의 벽은 높기만 하니, 번번이 갈증만 느끼고 책 출판은 포기하고 마는 것입니다.


이런 경향에서 등장한 것이 ‘독립출판’입니다. 영상 위주의 1인 미디어만큼이나 높은 관심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일산도서관에서 마련한 <차근차근 독립출판> 강좌에서 말이지요.

2022년 고양시 거점 평생학습센터로 지정된 일산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평생학습 기능 제고와 문화생산자로서 시민의 역할 고양, 청년층 활동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바탕으로 현대 흐름에 부응한 독립출판 강좌를 개설하였습니다.

독립출판의 대단한 열기를 이곳에서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핫 트렌드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자들의 뜨거운 열정이 강의실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날은 그동안 강좌가 상당히 진행된 시기여서 준비해 왔던 작품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고, 컴퓨터로 작업한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있었습니다. 

假 편집한 출력물까지 가져온 학습자들의 작품을 보면서 기자는 감탄의 찬사를 연발하였습니다. 저마다 내놓은 기발한 기획과 주제에 맞춰 충실하게 수집된 자료와 작성된 글, 뛰어난 디자인 편집은 아마추어의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학습자 일부는 디자인과 출판에 아예 문외한인 분들이라는 점이 더욱 경탄스러웠습니다. 


강좌를 시작하면서 학습자가 많은 점이 일면 걱정스러웠다는 허지수 강사. 평소 수업을 진행할 때보다 많은 인원이었고 연령대가 다양했기에 학습자들을 일일이 살펴보며 내용을 모두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문제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의외로 창작과 예술에 능한 분들이 많아 강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에 못지않은 학습자들의 열정에 다시 한번 놀랐다는 말과 함께 뿌듯한 미소를 보였습니다. 

이번 강좌는 강사의 도움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학습자들이 스스로 책을 만드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수강이 끝난 이후 전 과정을 스스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기인한다는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10주 차 강의 시간은 독립출판에 관해 배우는 데에 무리가 없다는 점과 수업을 마치고 나면 독립출판 방식으로 인쇄된 책 형태까지 나오는 커리큘럼 전반을 강사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독립출판의 개괄적인 과정 설명 후 구상하는 책의 기획안 작성, 편집 프로그램의 이용을 위한 교육, 글쓰기 강의, 교정과 교본 방법, 책의 인쇄 및 주문 방식, 홍보 및 유통 방법에 대한 관련 교육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강좌가 종료해도 얼마든지 강사의 도움 없이 홀로 독립출판이 가능하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수업은 강의보다는 실제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콘텐츠 기획안과 글쓰기, 디자인과 편집 등 각 과정마다 발표를 합니다. 이를 살펴본 강사의 첨삭에 그치지 않고, 학습자끼리 진지하고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합평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광경을 보며 기자는 그 분위기에 빨려들어 갈 것만 같았습니다. 강사의 도움말뿐만 아니라 도반의 조언을 열심히 경청하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기록하는 학습자들의 태도도 훌륭했습니다. 


학습자들의 이력도 다채로웠습니다. 예전에 출판과 관련된 일을 했거나 미술 전공자, 디자이너, 컴퓨터 프로그래머, 어반 스케치 강사 등 전문적인 이력을 가진 분도 있지만, 그냥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열망으로 오신 분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작품 발표회를 하는 동안 기자는 제각기 다른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펼쳐 내는 작품의 세계에 그대로 빠져들었는데요, 완성 단계의 내용물인 발표 화면만으로도 출판되어 나올 책이 눈앞에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학습자들이 <차근차근 독립출판> 강좌를 수강하게 된 동기도 다양했습니다.

 

· 휘발성이 강한 생각의 단편들을 모아서 글쓰기를 남기고 싶었다.

· 30년간 연구해 온 그림 그리기 관련 도서를 완성해 보려 한다.

· 자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내용물을 책으로 만들어 주고자 한다.

· 운영 중인 글방의 초등학생들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들려고 한다. 

· 집필 중이던 글을 독립출판으로 내보려고 한다.

· 자신만의 노하우를 글을 통해 전달해 보려는 노력 중이다.

· 평소 관심이 많은 책의 출판을 경험하고 싶다.

 

수강을 통한 성과로는 여러 디자인 프로그램과 출판 프로그램을 접하고 사용 방법을 배우게 된 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쓰기의 기쁨과 함께 정기적인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이를 위해 독서를 많이 했다는 점, 의외로 어려웠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는 점, 글을 정리하는 요령과 독립 출판의 전반적인 과정과 구조를 알게 된 점, 쉽게 접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을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운 좋은 기회가 된 점 등을 꼽았습니다.

또한 학습자들은 독립출판과 이번 강좌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전할 수 있으며, 글쓰기와 편집, 마케팅에 출판사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가운데 다른 세상을 연결해 주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완성을 꾀하는 즐거운 도전임을 말하는 학습자들의 어조에는 확신이 차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글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거나 내고자 하는 책의 전체적인 윤곽을 구상해 놓은 상태에서 이 강좌를 듣는 게 좋다는 중요한 충언도 덧붙였습니다.

늦은 저녁이어도 피곤함이나 지치는 기색 없이 활기가 넘치는 학습자 모두 입을 모아 강좌가 끝난 후에도 쉼 없이 글을 쓰고 책을 만들 것이라는 야무진 포부를 보였습니다. 그렇게 독자에서 기획자로,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작가에서 제작자까지의 꿈을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가는 학습자들의 모습에서 그 모두를 아우를 멋진 미래의 그들이 그려졌습니다. 

취재가 끝난 후 일산도서관을 나서며 학습자들이 부러웠습니다. 각자의 머릿속에 있던 막연함이 현실로 실현되어 존재하게 되는 근사한 경험! 학습자들만큼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기자도 그 책을 기다려 봅니다. 

 

수업모습
수업모습

  

 

 

 (글) 이윤진 l 사부작 사부작 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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