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 폭염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더위를 이겨 내면 가을이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인터뷰가 약속된 일산의 한 사회적 기업을 방문했습니다.

 ‘㈜크레몽’이라는 조금 생소한 이름을 가진 이 기업은 2017년 고양특례시 사회적기업 창업 공모전을 통해 창업을 한 곳입니다. 학습용 보드게임, 인문학 소풍, 언어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교육의 게임화를 통해 학습 능률을 높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죠.

 이 회사의 오은강 대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리 과목을 가르치던 교사였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 지쳐 있는 아이들이 조금 더 즐겁게 공부할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창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명인 ‘크레몽cremonde’은 영어의 creative(창조적인, 창의적인)와 불어의 monde(세계, 세상)를 합성한 이름입니다.

 2018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크레몽이 주목한 것은 다문화 가정의 소외환경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곳곳에 그어 놓은 경계선으로 인해 다문화 가정이 내포하고 있는 장점인 이중언어(bilingual) 습득이 가능한 환경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이에 오은강 대표는 고양특례시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엄마, 영어교육 전문가와 이중언어 낱말 카드 게임 ‘쏙쏙러닝’을 개발했습니다. 1단계에서 단어를 익히고 난 후, 2단계에서는 국내 유명 동화작가들이 쓴 동화를 활용해 문장을 익히도록 만들었습니다. 동화를 읽고 난 후에는 색칠, 워크북, 스티커 붙이기, 상상력을 키워 주는 스토리 큐브 게임으로 구성했습니다.

 사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구분하고, 분리하고, 분간하기 위해서 경계선을 긋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한번 그어진 선은 잘 지워지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이 선이 지워져야만 우리가 모두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오은강 대표는 단순히 기업인이 아니라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편견이라는 경계선을 지우고자 노력하는 교육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레몽의 이런 선을 지우는 일은 이제 학습교구의 개발을 넘어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강사 양성과정’을 교육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답니다. 이뿐만 아니라, 크레몽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보드게임 <리얼트립 인 서브웨이>, 이들의 집중력과 사회성을 향상할 <스마트업 보드게임>,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 고양시 관광 보드게임, 역사인문학 기행 <시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수원 화성 보드게임, 학습용 보드게임의 개발 등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혹시 1967년 창간된 <어깨동무>라는 잡지를 기억하시나요? <새소년>이라는 잡지도 있었죠. <어깨동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른 많은 어린이 잡지가 생겼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읽을거리가 별로 없어서 친구에게서 빌린 이 잡지들을 두세 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때 읽었던 교양, 과학, 탐험 이야기들은 나의 성장과 꿈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요.

 왜 갑자기 잡지 이야기를 꺼내냐고요? 웹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어린이 잡지를 고양특례시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거든요.

2023년은 ㈜크레몽에게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2023년부터 크레몽과 초중등 학생용 종합 매거진 <톡톡>이 한 식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톡톡>은 초, 중등 교과 과정과 연계된 다양한 분야(인문, 시사, 과학, 진로)의 콘텐츠를 한 권에 담은 잡지입니다. 여기에 경제 콘텐츠가 추가돼 청소년들의 사고력과 문해력, 문제해결 능력을 깨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은강 대표를 비롯한 ㈜크레몽의 직원들은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AR 연동 안전교육 보드 게임’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크레몽은 우리의 아이들, 청소년, 어른들과 소외된 모든 이들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교육시장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크레몽의 모습과 오은강 대표의 소외된 이들에 대한 심층적 고민과 실천, 열정이 한여름의 폭염을 누그러뜨리고 있는 듯합니다. 다가오는 가을은 모두에게 행복이 되고, 기쁨과 삶의 의미가 되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의 기운이 ㈜크레몽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글 ｜ 서동환 사부작 사부작 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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